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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00:44


무라카미 하루키는 언제부턴가 나에게 "어려운 작가"로 인식이 되어있다. 아마도 해변의 카프카를 열장도 못넘기고 덮어버린 뒤가 아닐까 싶다. 처음 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책을 봤을 때는 아무생각없이 1Q84(일큐팔사)가 아니라 IQ84(아이큐팔사)인줄 알았더랬다. 그래서 뭐 아이큐가 낮은 어떤 인물에 대한 이야기인가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부끄럽구만.
 

뭐 어쨌든, 저 멀리 파라과이 빌랴리까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열혈팬이 계셔 한국에서 가족들을 통해 결국 3권까지 받아보시고 나에게도 자비를 베풀어 주셨다. 따끈한 책을 받아서 읽고 보니 생각할 거리가 많아 지더란 말이다.



상실의 시대를 읽은 것은 아마 초등학교 때 였을거다. 그땐 너무 어려서 무슨 말인지 이해도 잘 못했고, 그냥 안개낀 숲의 이미지로만 남아있어서 나중에 다시읽어야지 했는데 뭐 결국 안읽었다.



마찬가지로 이 책도 못지않게 몽환적이다. 하지만 울컥 감동적이기도하다. 하지만 의문이 많이 남는다. '소멸'하고, '상실'되어버린것이 가득한 1Q84의 세계에서는 그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는거다.



아오마메와 덴고의 인연은 그야말로 감동적이다. 눈물이 찔끔 날 정도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아오마메와 덴고같은 만남을 그려보게 되지 않을까 싶을만큼. 각자의 세계에서 살아가다가 책의 마지막에서는 같은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게 되고, 그 상실되어버린 세계에서 그들이 원래 있어야할 '진짜의 세계'로 돌아가는 과정은 말그대로 참 예쁘다.



하지만 의문이 남는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난 아직도 리틀피플에 대한 이미지가 확립되지 않았고, 후카에리는 어디로 간걸까? 우시카와의 공기번데기는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스킨헤드와 포니테일은 그저 아오마메와 덴고의 뒤에 남겨져 버린걸까? 덴고의 아버지에 대한 것도 의문이고, 왜 작가가 증인회와 NHK수금원이라는 배경을 둔걸까,  노부인과 고마쓰도 너무나 갑작스레 마무리가 되어버렸다.



이쯤에서 바라게 되는건 책의 4권. 그저 끝이라고 하기엔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야기들을 풀어놓기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원래 깔끔하게 결말을 짓는 사람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하지 않나.



1권부터 다시 천천히 호흡을 고르며 읽어봐야겠다. 아무래도. 그리고 난 해변의 카프카를 사냥하러 가야겠다. 꼭 끝까지 다 읽고 말테다. -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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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美鈴娘子
2010/03/31 12:49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참 궁금하다. : ) 난 말야, 스페인어 배우는 것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벌써 훌쩍 3달이 넘었어. 여기에 온지. 아직 여기에서 나는 스물 네살이라는 사실이 나름 위안이 되는 것도 같아. 하지만 한국에 돌아가면 스물여덟이라는 생각에 몸서리를 치기도 해.

결국 내가 하는 모든일들의 끝은 나의 행복이라는 사실에 내가 싫으면서도 어쩔 수 없는 건가 싶기도 하고. 좀더 괜찮은 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 아직도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오락가락이야. 확신이 안서. 내가 틀리면 어떻게 하지 라는 두려움 인것 같아. 결국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뒤돌아서고 나면 틀렸을까봐. 그런거.

좀 틀리면 어때, 좀 나쁘면 어때, 좀 이기적이면 어때, 이런맘이 들다가도 순간 그래도.. 아니야. 이런거. 난 별로 착한 사람이 아닌데도 이럴 때 보면 앤젤 컴플렉스가 있는건가 싶어. 아 싫다.

아직 하고 싶은 것들이 참 많아. 한참 서툰 에스빠뇰 공부는 아무래도 내가 한국에 돌아가는 그 순간까지 계속해야 되는 것 같고, 서른안에 6대주 한번씩 찍으려면 아직 유럽하고 호주가 남았고, 인도배낭여행도 해보고 싶고, 시베리아 횡단열차도 타고 싶고, 캐나다나 호주에서 영어공부를 더 하고 싶기도 하고, (사실 영어보다는 스페인어가 더 재미있긴해;;) 일본어도 배우고 싶고, 미래의 남자친구와 배낭여행도 해야하고, 여러 사람들 앞아서 좋은 귀감이 되는 스피치도 할 수 있어야 하고, 대학원도 가고 싶고...

이렇게 생각은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그 사람 따라서 포기하고 말거라는 것도 알아. 어쩔 수가 없는 건가. 내가  이렇게 물러터진줄 아는 사람이 없다는게 다행인걸까.

'왜' 인지는 모르겠는데 너와 직접 만나서 얼굴보고 이야기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 내가 스스로 위안받기 위함일수도 있고, 다른이유일수도 있고,

너는 또다른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는건지, 뭐가 힘든건지, 내가 너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일은 없는 건지. 궁금하다. 정말 너랑 별의별 이야기를 다하면서 난 참 즐거웠었는데 말야.

남미 놀러와. 너 올 때쯤이면 무리 없이 스페인어로 가이드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같이 여행가자. 니가 더 그곳에 머물게 된다면 2년이 지난 후엔 내가 그곳으로 갈게. 니가 그 땐 가이드 해줘야지 뭐. : )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 다시 만나도 금방 또 식상해질 니가 기대된다. : )

힘내. 울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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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美鈴娘子

언제나 숨막히게 아름다운 하늘이다. 몽글몽글한 구름은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을 것 같고, 새파란 하늘은 눈부시다. 발렌수엘라에 온지 5일 째다. 한동안 인터넷은 물론이고 핸드폰 칩까지 고장나는 바람에 완전히 고립된 생활을 했다. 한국말을 한게 얼마만인지. 선배단원의 집에 와서 떡볶이를 얻어먹고 칩을 받고, 오랜만에 하는 인터넷은 감격적이기까지 하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인터넷 없고 핸드폰 없어도 참 사는데 지장없는걸 보면 참 신기하기도 하지_라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정말 혼자라는 느낌이 아니라서 그런걸 수도 있다. 홈스테이 하는 집에서도 친절한 가족들 안에 지내고 있고, 무슨일이 생기기나 하겠어_라는 편한 생각으로 지내고 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눈물이 울컥 쏟아질것만 같은 눈부신 밤하늘을 본다.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바라보는 별자리는 다르다는 사실을 이곳에 와서야 처음 알게 되었다. 북두칠성을 찾아 보기 위해 두리번두리번 거리다가 더 아름다운 별들을 바라보며 내 눈이 어느새 길을 잃고는 그러한 별들을 쫓아가고 있는 것에 그 어떤 새로운 아름다음으로 인한 환희에 감사할 따름이다.

차를 타고 가며 멍하니 밤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코끝이 찡해지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누군가와 이 하늘을 함께 나눌 수 없다는 사실에 순간 마음이 아팠다. 여기는 별들이 정말 내 얼굴 위로 쏟아지고 있는데, 여기는 그냥 눈으로 별들의 색깔을 구별할 수도 있는데, 달빛이 아니라 별빛을 받아 반짝이는 수풀들위로 바람이 쏟아지는 모습은 가슴벅찰만큼 아름다운데,

눈물이 날만큼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는 없는걸까. 가슴가득 뜨거운 어떤 것을 지닌 사람이 될 수는 없는 걸까. 아름다워지고 싶다. 뜨거워지고 싶다. 그리고 그 뜨거움이 내 나쁜것들을 다 태워버리고 나서 조금 식게 되면, 넘치는 온화함으로 사람들을 안고 싶다.



그리고 지금도 나는 그것을 하기 위해 연습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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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美鈴娘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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