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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한국을 떠날때까지만 해도 난 알지 못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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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Hola!

2012. 4. 16. 17:15 | Posted by 美鈴娘子

Hola - 스페인어의 일반적인 인사말. 영어로 치면 'Hello' 쯤 되겠다. 시간에 관계없이 사용가능하다. 스페인어에서 'h'는 묵음이기 때문에 '올라'라고 읽는다.

2년의 꿈같은 시간이 지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나는 발가벗겨진 채로 현실에 내던져진 기분이었다. 상상과 다른 현실에 생채기가 났다. 마음이 멍들었다. 스물여덟이라는 어정쩡한 나이. 어리지도, 그렇다고 많지도 않은 스물 여덟.

돌아오기 전 막연하게 상상만했던 스물여덟의 나의 삶은 조금은 더 쉬울 줄 알았다. 영어에 스페인어까지 하는데다 한국말은 네이티브 이상으로 잘하는 나에게 어려운일 따위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다. 뭐 힘들어봤자 두어달이겠지 했는데. 이게 뭐야 젠장. 건방진 나의 생각은 벽돌을 맞았다.

너무 순진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다 쉽게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정정해야겠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모두 다 마음처럼 쉽게 얻을 수 있는건 아니다.

마음에도 없는 대기업 자소서를 쓰고, 인적성시험을 보고, 또 면접을 준비하면서 드는 생각은 나 지금 뭐하는거지? 그렇게 살면 좋냐?

아니, 전혀 좋지 않다. 서글플지경이다. 돈 많이 버는거, 그래 중요하다. 돈 때문에 무너진 적이 어디 한두번이더냐. 돈 없으면 안되는거 투성인거. 안다.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런데 이건 아니다 싶다.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 나 잠시 생각했었다. 돈 많이 벌면서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에 이바지하면서 살자고. 하지만 내가 진짜로 원하는 건 그게 아닌가 보다.

그래서 대략적인 계획을 세워보았다. 국제협력분야에 경력을 쌓자. 그리고 3-4년 뒤엔 대학원에 가자. 그리고 스페인어와 영어 공부 게을리하지 말자. 니가 믿을게 외국어 말고 뭐있냐. 책을 읽자. 1년에 적어도 50권. 예뻐지자. 외모도 경쟁력이란다.

나는 할 수 있다고 했던가. 그래. 나는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뭘해도 잘 될 사람이다. 믿는다. 온 세상이 나를 도와줄 거라고.

안녕, Hola! 다가오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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