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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한국을 떠날때까지만 해도 난 알지 못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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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Gracias

2012. 4. 16. 22:03 | Posted by 美鈴娘子

Gracias - 고맙습니다. 라는 뜻. '그라시아스'라고 읽는다. 'r' 발음을 굴리면 더 좋다. 굳이 한글로 표현하자면 '그르아시아스'정도가 되려나. 고마움을 강조하고 싶을 때는 'Muchas'를 붙여 말한다. 'Muchas Gracias' - '무챠스 그라시아스' 라고 발음한다. 빠르게 말할 때는 끝의 's' 발음은 생략해도 무방하다.

엄마가 너무 잘해준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있다. "엄마랑 지내는 시간도 얼마 안될텐데, 그동안 먹고 싶은건 다 해줘야지~" 그러고보니 엄마는 내가 집을 떠나는 걸 기정사실화 했다. 그게 언제가 되었던지 내가 이 곳에 계속 머무르지는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다는 듯. 당연한 일이지만 어쩐지 조금은 서글프다.

8년만이다. 이렇게 오랜시간 엄마랑 함께 지내는 시간. 대학진학 후 6년은 광주에서, 2년은 파라과이에서 지냈다. 함께 있다보면 모녀지간에 티격태격할 법도 한데, 엄마나 나나 그런 성격이 아니다.

내가 2년 동안 한국을 떠나 있는 동안 엄마는 많이 아팠다. 그러면서 멀리 있는 내가 괜히 걱정한다고 나에겐 단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귀국한 첫 날 그 사실을 알고 얼마나 속상했는지 모른다. 힘들 때 옆에 있지 못한 죄책감도 컸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엄마는 나를 위해 정말 큰 희생을 했다. 하나밖에 없는 딸에게 하소연 할만도 한데, 꾹꾹 눌러 참았다.

엄마는 그런  사람이다. 강한듯 여리고, 여린듯 강하다. 넉넉치 않은 형편에 내가 하고 싶은 일들 제대로 뒷바라지 못해준다며 참 속상해 하던 사람. 내가 2년동안 파라과이 간다고 했을 때, 아무렇지도 않게 잘 다녀오라고 말해놓고 인천공항에서 내가 건 마지막 전화에 결국 울먹이던 사람. 두 번의 큰 수술을 견뎌내면서도 멀리 있는 딸 걱정에 한마디도 안했던 사람.

나에게 엄마가 있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항상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특히 더 그렇다.

엄마가 내 엄마여서 정말 고마워요. Muchas gracias m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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