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_ 드디어 탄자니아 다레스살람 공항에 도착. 비행시간만 약 20시간에 환승시간까지 더하면 꼬박 하루가 조금 더 걸린 것 같다.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느껴지는 후끈한 공기가 이제 정말 아프리카라는 대륙에 도착했음을 알려주었다. 분명 요하네스버그 공항까지만해도 백인이 훨씬 많았는데 다레살람엔 흑인이 거의 대부분인다. 동양인은 고사하고 백인의 모습도 찾기가 어려웠다. 공항 내부도 에어컨 시설이 그렇게 까지 훌륭하지 않아 조금 후텁지근한 느낌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으로 들어온후 비자를 받기 위해 비자 서류를 작성하고 기다렸다. 어떤 사람들은 사진도 찍고 어떤 사람들은 그냥 입국비자를 허용해주는 분위기랄까; 아무튼 US 50$ 를 지불하고 여권에 붙여준 비자_ 값비싼 녀석같으니. 같이 간 동생과 흑인들만 가득한 공항에서 너무 겁먹어서 초긴장 상태로 두리번두리번.
무사히 짐을 찾고 오마르의 형 살룸을 기다렸다. 공항 바로 앞 환전소에서 탄자니아 실링으로 환전을 하고 기다리는데 올생각을 안한다. 흙. ㅠ 동양인이 흔치 않은 그곳에서 우리는 거의 동물원의 원숭이 수준. 택시기사들은 물론이고 온갖 사람들이 다들 우리에게 주목하고 있다. 눈물이날 지경이다.
한명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초초초초경계태세. 갑자기 한마디 한다. "오마르? " "예스!!!!!!!!!!!!!!!!!!!!!!"
오마르의 형 살룸이었던 것이다. 오오오, 하나님 땡큐. 살룸이 자기와 친한 택시기사를 불러 우리를 달레살람 시내 쪽 숙소로 안내해주었다. 택시비는 20000실링.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이사람이 우리에게 바가지를 씌우는게 아닌가 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공항에서 달레살람 시내까지는 보통 그정도 요금이 나온다고 한다;; 오해했던 것에 대해서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에어컨이 있고 천장에 펜이 달린 더블침대가 있는 작은 방이었다. 둘다 머리를 감고싶은 욕구로 충만했던 덕에 이정도면 감지덕지라는 마음으로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사실 밖으로 나갈 엄두가 안났다. 조금씩 어둑어둑해지는 다레사람 시내를 거닐기에 우리는 아직 너무 겁먹었던 것이다. 비행기에서 줬던 과자들을 먹으며 대충 저녁을 때우고 아침까지 잤다;; 하하하;;
아침이 되어서 숙소에 딸린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고나니 조금 정신이 들었다.
숙소의 이름하야 크라운 인. 오늘 잔지바로 들어가는 페리를 탈 생각 이었고 살룸이 다시 한번 도와주기로 해서 살룸을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올생각을 안하는거다. 페리 시간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숙소 바로 앞에 있던 택시에 페리선착장까지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5000 실링을 부른다. 오케이 콜. 그정도면 간다. 트렁크에 짐을 싣고 막 가려는데 글쎄 그제서야 살룸이 모습을 나타내는게 아닌가. 어쩔 수 없이 2000 실링을 그냥 날리고 어제 그 택시기사를 기다렸다. 선착장에 도착했는데 이게 웬일. 우리에게 10000실링이나 달라고 하는게 아닌가. 그사람들의 이론은 이거였다. 너희는 피부색이 하얗기 때문에 부자라는 거다. 무슨소리냐고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 겨우 5000원으로 깎았다.
제발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마음에 굿바이! 하고 매몰차게 돌아섰다.
페리 요금은 US 30$ 이코노미석이었지만 에어컨도 잘 나왔고 그럭저럭 괜찮았다. 배멀미가 조금 있기는 했지만. 약 2시간 정도면 잔지바 도착. 가는동안 독일인 여행객들 여행책자도 좀 빌려서 보고, 오마르의 친구가 제발 우리를 항구로 픽업나와주기를 기다렸다. 혹시나 안오면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잔지바에 도착하면 여권에 또 다른 도장을 찍어준다. 마치 공항의 입국심사대처럼.
바리바리 짐을 들고 항구에 내렸다. 두리번두리번. 오마이갓. 아무도 우리를 찾는이가 없다. 흙. ㅠ 좀 막막했지만 에라 모르겠다 죽기야 하겠냐는 마음으로 선착장 밖으로 나가려는데 말끔한 차림의 흑인한명이 향긋한 향수 냄새를 풍기며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 사람도 우리에게 했던 첫마디는 "오마르?" "예스!!!!!!!!!!!!!!!!!!!!!!!!!!!!!!!!!!!"
아,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그의 이름은 하티브. 오마르의 친구로 우리가 워크캠프에 참여하기 전까지 자기의 여동생 집에서 우리를 머물게 해주겠단다. 감동의 도가니가 물씬물씬. 운전기사를 고용할정도로 능력있어 보이는 그사람은 회계사. 중간에 우리를 며칠동안 구원해주었던 하티브의 여동생 므와나를 만났고 므와나의 집으로 향했다. 도로 시설이 그닥 쾌적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뭐 따질 때가 아니다.
무조건 땡큐 땡큐 하면서 따라간 므와나의 집은 생각보다 깔끔했다. 그리고 그녀의 귀여운 아이들까지. 구석에 침대가 있는 작은 방을 우리에게 내주며 여기에 머물라고 한다. 감동의 도가니탕!!
두근거리고 겁먹었던 심장은 이제 조금씩 제 속도를 되찾았고 그제서야 디카를 꺼내서 사진찍을 정신이 생겼다.
닭 몇마리가 집 마당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이곳은 치안때문에 집안의 문단속을 굉장히 철저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이 앙증맞은 뒷모습은 므와나의 둘째 아들 무하메드의 모습이다. 호기심이 많아서 첫날부터 우리에게 관심을 많이 보였고, 너무 귀여웠다. ㅠ_ㅠ
무하메드 보다 더 작고 앙증맞은 이녀석은 끝까지 이름도 모르고 떠났다;; - _-;; 그저 므와나가 치마미~ 이런식으로 불렀는데 이건 한국말로 따지자면 뭐 이쁜아~ 애기야~ 이런 정도라고 하니말이다.
무와나가 뭘 먹고 싶냐고 물어봐서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짜파티를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오오오. 완전기대되었다. 탄자니아의 전통음식이라니. 으흐흐흐흐.
므와나의 부엌으로 따라 들어가 짜파티 만드는 모습을 구경했다. 아직 잔지바에는 가스레인지가 보급되지 않아 숯을 이용한 화로를 음식하는데 사용하기 때문에 굉장히 시간이 오래걸린다.
밀가루를 치대고 팬에 기름을 두른 후 구워낸다. 그냥 밍밍한 밀가루 빵이었지만 토마토 양념과 같이 먹는 이녀석은 꽤나 맛있었다. 으흐흐흐. 든든하게 저녁까지 먹고 나의 탄자니아에서의 두번째 밤도 이렇게 무사히 지나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새 잠이온다. 말라리아 때문에 모기장까지 쳐주는 센스. 우훗,
오마르와 하티브와 므와나에게는 무한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