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바로
자기자신답게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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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에서 편지를 씁니다. 밤 공기가 아주 찹니다.
밝기는 또 어찌나 밝은지 어둠 속에서도
모든 사물의 색을 분간할 수 있어요.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위로가 되는 달빛 찬란한 하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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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아무 목적이 없는 행위는 죽음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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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의 책은 두개의 무게를 갖는다.
하나는 물리적인 무게이고
다른 하나는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의 주관적인 무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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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앞둔 순간에 한 인간의 지식이나 지혜뿐 아니라
그가 살아온 인생 그 자체,
다시 말해 그의 인생사를 이루는 모든 것이 모습을 드러낸다.
죽기 직전 사람들은 영화를 보듯 여러 장면들을 떠올린다.
그것들은 모두 자신의 모습들이다.
이어가는 자의 시선과 몸짓 속에,
그에게 감명을 주었던 모든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잊을 수 없는 무엇이 불현듯 나타난다.
이것은 죽어가는 자에게 일종의 권위를 부여한다.
그러나 죽음의 문턱에 선 사람은,
죽음의 순간에 삶의 의미가 드러난다는 것은
소설 속에서나 일어나는 일임을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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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마음에 학교에 도서구입신청을 해서,
한달정도를 기다려서 드디어 읽게 된 책이건만......
조금 산만하고 몰입이 어려운 느낌이다.
원작의 문제이던가. 아니면 번역의 문제이던가.
'세계 지성들의 빛나는 삶과 죽음'이라는 부제가 있지만,
사실 내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나의 무식이 탄로나고야 말았다.
이 얇디 얇은 지식이란.
아무튼_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어쩔 수 없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에 나는 어떤 말을 남기고 싶을까? 라고
자문해보기도 하는데,
사실 나는 뭐 별로 할말이 없을 것 같다.
죽을 사람말을 남긴다고 뭐 그게 중요하겠는가.
살아있는 사람들이 그만큼 자신의 삶을 잘 살면 되는거지.
죽음의 순간에
번지르르하고 그럴듯한 말을 남기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그저 내가 그 순간을 맞이하기 전까지
나의 삶을 최선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먼저인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발터 벤야민(사실 이사람도 처음 알았다.)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말이 나온다.
-발터벤야민은 평생 여행자로 살았다.
그는 쉴새없이 떠돌아 다녔다.
자기 자신에게조차 머문 적이 없었다.
라고.
'자기 자신에게 조차 머문 적이 없었다.'라는 말은 서글프다.
나는 이제서야 조금씩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스스로에게 머물러 보려고 한다.
피하지 않고, 부딪히기.
어쩌면 나의 인생을 부딪혀보겠다는 것은,
나 자신에게 있어, 나를 좀 더 분명하기 마주하기 위한
방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생각보다 두렵지 않은 것은 그 어떤 '확신'때문일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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